1. 배경: 고트족의 이동과 로마 제국의 위기4세기 후반, 유럽 대륙에서는 대규모 민족 이동이 활발히 진행되며 로마 제국의 국경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훈족의 서진이었다. 중앙아시아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 훈족은 서쪽으로 이동하며 유럽의 게르만족, 특히 고트족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서고트족(Visigoths)은 로마 제국의 영토로 이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376년, 서고트족은 동로마 제국의 국경을 이루는 도나우 강을 건너 로마 영토로 들어가기를 요청했다. 당시 동로마 황제였던 발렌스(Valens, 재위 364~378년)는 이를 허락했으며, 고트족은 트라키아 지역에 정착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주 과정에서 로마 행정관들의 부정부패와 식량 부족으로 인해 고트족은 극..